가구당 평균 빚 '8256만원'…30대 내 집 마련 수요에 1억원 돌파 - 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우리나라 가구가 평균 8256만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4.4% 증가한 규모다. 내 집 마련을 위한 2030대 청년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부채 증가의 주된 이유로 조사됐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7일 공동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부채는 평균 8256만원으로, 1년 전(7910만원)과 비교해 346만원(4.4%) 늘어났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금융부채가 6050만원으로 비중이 컸다. 금융부채는 지난해와 비교해 5.1% 증가했다. 임대보증금은 2207만원으로 2.4% 증가했다. 전체 부채 중에서 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3.3%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p)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 가구의 부채 증가세가 가팔랐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17만원으로 1년 전(8125만원)과 비교해 12.2% 급증했다. 이 가운데 30대 가구의 부채는 평균 1억82만원으로 불어나면서 역대 처음으로 1억원대를 돌파했다. 집값과 전셋값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거나 전세자금 마련 등을 위해 대출을 받은 청년층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대 가구의 신용대출은 평균 1378만원으로 전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빚을 가장 많이 진 연령대는 40대 가구로 조사됐다. 40대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1억1327만원이었다. 이는 1년 전보다 6.0% 증가한 수치다. 이어 50대(9915만원), 60세 이상(5279만원), 29세이하(3479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가구의 빚이 1억179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6.6% 늘어 증가폭도 가장 컸다. 상용근로자 가구의 빚은 1억6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임시·일용근로자는 3516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득별로는 저소득 가구의 빚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소득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40%)의 가구당 부채는 각 1752만원, 405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8.8%, 8.6%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 가구가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빚을 낸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주의 가구당 부채는 1억864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3% 증가했다. 4분위(상위 40%) 가구의 부채는 9975만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대출 짐 더미가 무거워지면서 가계의 재무건전성도 다소 악화됐다.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8.5%로, 1년 전보다 0.2%p 높아졌다. 자산이 평균 4억4543만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지만, 부채가 더 가파르게 증가(4.4%)한 영향이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가구의 평균 소득은 5924만원으로 전년대비 1.7% 늘어 부채 증가 속도보다 느렸다. 가구 자산은 4억4543만원으로 3.1% 늘었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3억6287만원으로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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