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경제 = 이효정 기자]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의 매각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자연스럽게 인수 후보자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이 현재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30년 넘는 업력에 세계 최초 롤러블폰 출시를 앞둔 기술력까지 갖춰 인수 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서는 LG전자 MC사업본부를 인수할 잠재적 후보로 구글과 페이스북, 폭스바겐, 베트남 빈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로 애플의 iOS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나 자체 생산하는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픽셀에 앞서 넥서스 시리즈를 선보이고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 강화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와도 2012~2015년 넥서스4, 5, 5X를 잇따라 선보이는 등 합작 사례가 많다.
페이스북은 2014년 인수한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AR·VR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스마트폰과의 기술적 결합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빈스마트를 운영하는 베트남 빈그룹도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제품에 강점이 있는 빈스마트가 LG전자의 베트남 공장 및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확대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최근 빈그룹의 주력인 리조트 사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하면서 자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도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자동차 산업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모빌리티로 급전환하면서 이를 위한 핵심 단말인 스마트폰 기술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중저가 모델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가진 중국 업체도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력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비보와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과포화된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이 1~2% 수준에 그치는 LG전자 스마트폰을 굳이 인수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몸집을 줄였다고 해도 3000명이 넘는 직원 수에 지난해 매출액이 4조원에 육박해 인수 금액도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도 쉬운 선택이 아니다.
따라서 LG전자가 당분간 모바일 사업 축소와 재편에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C사업본부 ‘통매각’ 대신 해외 자산과 지적재산권의 분할 매각 역시 가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로선 매각을 하려 해도 상대를 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몸집과 몸값을 대폭 줄이는 게 급선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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