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충정아파트는 1932년 준공돼 89년차를 맞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그린홈의 초록색 외벽은 이 아파트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위치는 충정로역 9번 출구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초역세권’이다.
충정아파트는 일본인 건축가 도요타 다네오가 지은 건물로, 한국전쟁 당시에는 유엔(UN)군의 임시숙소로 쓰였다가 1960년대에는 관광호텔로 운영되기도 했다. 건물 중앙이 비어있는 중앙정원형 5층 아파트로 주택형은 공급면적 기준 26·49·59·66·82·99㎡ 등으로 다양하다. 현재 가구수는 총 50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답게 전·월세 가격은 저렴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93㎡형 전세매물이 1억3000만원에 나와있고 28㎡형 월세매물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으로 나와있다. 실제 임대차 거래는 지난해 7월 28㎡형이 전세 7000만원에 체결된 것이 마지막이다.
1970년 5월 준공된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스위트홈 드라마 촬영이 일부 이뤄지기도 했던 곳이다. 전용면적 38㎡ 352가구로만 구성된 10층짜리 아파트다. 1960년대부터 서울시는 무허가 건물을 정비하기 위해 총 447동의 시민아파트를 건립했는데, 현재는 모두 철거되고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유일하다.

드라마에 나타나는 그린홈은 오랜 연식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재건축이 좌절된 아파트로 보인다. 아파트 1층 관리사무실에는 ‘주택 재건축 추진위원회’ 등의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있지만, 오래 전에 조합 활동이 중단된 듯 글자가 낡고 헤진 상태다.
충정아파트와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각각 ‘최고령 아파트’와 ‘마지막 시민아파트’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보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충정아파트는 1979년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최초 지정된 후 2008년에는 마포5구역 2지구로 변경 고시됐다. 주민 간 보상금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그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충정아파트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근대 건축물의 중요 유적으로 가치가 있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변경하는 대신 해당 지구의 용적률과 아파트 층수에 상향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 도시활성화정책팀 관계자는 "주민 제안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는 대로 본격적인 정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라면서 "충정아파트 외관은 그동안 불법 증축된 구조물 등을 덜어내는 정도로 최대한 보존하고, 내부 공간은 주택사(史) 박물관 등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은 현재 지체되고 있다. 시민아파트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원조격으로, 토지 지분은 시에 귀속돼있고 주민은 건물 지분만 갖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보상 절차에 이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특별분양 등의 이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건물 지분에 한정된 보상액 자체는 큰 편이 아니다"라면서 "이에 계속 거주를 결정한 주민들이 ‘리모델링에 찬성하는 대신 토지 소유권을 양도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설득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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