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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1년새 테슬라 수익률 능가한 이 종목 - 중앙일보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입니다. 오늘은 5년여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 최근 화려하게 부활한 ‘돌아온 뱃고동’ HMM(옛 현대상선)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네, 압니다. 많~이 올랐습니다. HMM 주가는 1년 전 2000원대였는데, 지금 2만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1년새 1000%가 오른 겁니다! 수익률만 보면 (액면분할 등을 고려해도) 테슬라보다 낫습니다. 많이 올랐는데도 HMM을 소개하는 이유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글로벌 선박 운임이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여서 입니다.
HMM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shutterstock

HMM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shutterstock

· 배 부족, 컨테이너 부족, 항만 적체

[앤츠랩]


· 최소 2분기, 최대 연말까지 ‘글로벌 화물 대란’ 이어질 듯

· 여전히 채권단 관리 체제, 매각 변수도
운임 뿐이 아닙니다. 물건을 실어나를 컨테이너도 부족하고, 세계 곳곳의 항구에선 배가 정박하지 못하는 심각한 적체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 Moller-Maersk의 글로벌 최고 책임자가 “내 생애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 입니다. 최소 올해 2분기, 길게 보면 연말까지 이런 현상이 계속될 거라고 합니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해운회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큰 손해를 봤습니다. 당시 세계 7위의 선사였던 한진해운은 결국 파산했죠. 작년 초 코로나19가 등장하자 해운사들은 그 때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주축이 돼 돌아다니는 선박 수를 확 줄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4~5월 급감했던 세계 무역량은 중국 공장이 금방 살아나고, 미국 소비자들이 집에 앉아 온라인 쇼핑을 해대는 통에 하반기에 예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나서 해운사들에게 선박 투입을 늘리라고 했지만 얼라이언스 체제가 공고해진 현재의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한 번 줄인 선박 수를 다시 늘리기는 생각보다 힘듭니다.
미국 LA와 롱비치 항 인근 바다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현황. 사진 MarineTraffic.com

미국 LA와 롱비치 항 인근 바다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 현황. 사진 MarineTraffic.com

더욱이 이젠 선박 수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원래 중국에서 배가 떠나 미국 LA·롱비치 항구에 화물을 내려 놓으면 기차나 트럭으로 배송지까지 물건을 배송하고, 1~2주 뒤 빈 컨테이너를 다시 싣고 아시아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항만과 내륙 하역 노동자 수가 줄고 수입 컨테이너 내려놓는 데 급급하면서 빈 컨테이너를 제 때 회수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 와중에 상품 주문은 계속 늘어나 세계적인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컨테이너의 80%는 중국이 만드는데 중국 회사들은 컨테이너 제조량을 늘릴 기미가 없습니다.
HMM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올해는 1분기에만 8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운임에 이어 유럽으로 가는 운임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중국 춘절(구정 연휴)을 전후해서 물동량과 운임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여기에 전국민에게 1400달러(약 159만원)를 쥐여주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이 조만간 상원에 이어 하원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돼 상품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시장에선 HMM이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도착한 화물 컨테이너가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다. shutterstock

대만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도착한 화물 컨테이너가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다. shutterstock

HMM의 배재훈 사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매달 자사주를 매입해 왔는데요. 이 달 기준 HMM 주식 8만5360주를 갖고 있습니다. 도합 3억3500만원을 투자했는데 지금 주식가치가 18억원에 달하니 14억원을 번 셈입니다.
다만 HMM은 여전히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가만 보면 그런 생각이 안 들지만 쌍용차처럼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인데요. 올해 만기 예정인 전환사채에 대해 산업은행이 전환권을 청구할지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전환가격이 얼마로 산정될지, 희석되는 주식수가 얼마가 될지에 따라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매각 변수도 있는데요. 기업가치가 뛰어오른 만큼 산업은행도 매각 시기를 저울질 할 수 밖에 없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어느 기업에 매각되는지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배를 더 투입하든, 컨테이너를 더 만들든.. 뱃고동은 오늘도 ‘뚜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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