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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만든 그···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 별세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농심 신춘호 회장. [중앙포토]

농심 신춘호 회장. [중앙포토]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91세. 
 
농심 측은 "신 회장이 이날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65년 농심을 설립하고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을 출시해 라면 업계 판매 1위 타이틀을 거머쥐며 '라면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농심은 너구리(82년)를 시작으로 안성탕면(83년), 짜파게티(84년), 신라면(86년)까지 내놓는 라면마다 인기를 끌었다. 단숨에 라면·스낵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신 회장도 99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소고기라면, 인스턴트 짜장면, 너구리, 안성탕면, 신라면 등이 고비 때마다 히트해 현재의 농심을 일구는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신라면'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돼 '한국 식품의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농심 새우깡도 오래된 '국민 스낵'이란 평가다.
 
그를 수식하는 또 다른 별명은 '작명의 달인'이다. 그가 직접 지었다는 제품 이름이나 광고 카피가 적지 않다. 자신의 성(姓)인 매울 신(辛)자를 따서 만든 신라면이 대표적이다. 스파게티처럼 짜장 소스를 비벼 먹는다는 의미로 만든 '짜파게티'(짜장+스파게티)나 새우깡 등 제품명과,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등 광고 카피도 그의 작품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작고한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기도 하다. 원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형을 도와 함께 일했지만, 신 명예회장이 반대했던 라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65년 롯데공업을 설립해 '롯데라면'을 판매하다가, 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면서 롯데와도 완전히 결별했다. 이들 형제는 신 총괄회장이 별세할 때까지 끝내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 회장은 최근 농심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25일 주총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씨와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세 아들 신동원 농심 부회장, 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부인인 차녀 신윤경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30일 오전 5시,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02-2072-2091.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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