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누워있거나 약물복용·흡연 시 혈전 발생률↑"
당국 "혈전 생기는 이유 백신 외에도 많아…백신 두려워할 필요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박원희 기자 = 유럽 일부 국가에서 '혈전'이 생겼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보류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접종 뒤 사망한 환자에게서 혈전이 발견된 것으로 보고돼 관심을 모은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를 말한다.
혈액이 굳어 뭉친 것으로, '피떡'이라 부르기도 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피가 흐르지 못해 혈전증 등의 질환이 생긴다. 심한 경우 혈관이 막혀 주위 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 피부가 새까매지거나 장기가 제 기능을 못 해 심정지가 올 수도 있다.
혈관 안에서 혈전이 만들어져 덩어리로 존재하다가 일부가 떨어져 폐나 심장, 뇌 등 다른 장기의 혈관을 막는 경우는 혈전색전증으로 불린다.
혈전증과 혈전색전증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미국 통계를 인용하면서 "10만 명 당 100명 이상에게 혈전이 발생하고, 80대 이상에서는 10만 명 당 500명 이상에게 혈전이 생긴다"고 했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도 "60대 이후에는 혈전이 잘 생긴다"며 "많은 분이 혈전을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아스피린을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혈전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발생한다.
김 반장은 "장기간 앉아 있거나 오랜 시간 누워 있는 경우, 거동이 불편한 경우 혈전이 잘 생긴다"고 강조했다.
탈수를 겪을 때 피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잘 생긴다고도 설명했다. 사우나 등 땀을 많이 흘려 탈수를 겪으면 혈전이 생기기 쉽다.
담배를 피우거나 피임약 등 약물을 복용할 때, 심장질환이나 부정맥 등 질환이 있을 때도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다.
김 반장은 "혈전은 백신에 의해 생기기보다 생활 속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며 "혈전이 생기는 이유로는 백신 외에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백신만을 꼬집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반장은 2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에 해당하는 투석환자 등 만성 질환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고 봤다.
김 반장은 관련 질의에 "투석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혈전이 잘 생길 수 있어 항응고제를 투여받는다"면서도 "혈전과 출혈이 안 생길 수 있는 최적의 상태에서는 예방접종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앞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혈전이 생기거나 혈전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오는 18일 특별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중대본도 유럽의약품청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 반장은 "내일 유럽의약품청에서 발표하겠지만 예방접종에 의한 혈전 형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ung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3/17 15: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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