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7099만4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 24분 처음으로 7000만원 선을 돌파한 뒤, 오전 8시 45분 7100만원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내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며 한때 총 암호화폐의 거래액이 국내 주식시장 거래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지난 24시간 거래액은 총 14조6605억원을 기록했다. 3월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액(11조4126억원)을 앞질렀고,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액(16조459억원)에 2조원 가량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에서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것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8시 49분 미국 내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처음으로 6만달러(약 6800만원)를 넘어섰다. 지난 6일(현지시간) 5만 달러를 돌파한 뒤 일주일만의 기록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에 기름을 부은 건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금융시장의 낙관론 덕이다.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 모야 오안다그룹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계속된 암호화폐 지지발언, 주말 사이에 생겨난 유동성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넘치는 유동성에 다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투자자의 헤지(위험회피) 심리도 가세한 것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피하기 위해 금을 선호해왔지만, 금을 대체하는 자산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떠오르고 있어서다.
미국 암호화폐 중개업체 ‘보이어져 디지털(Voyager Digital)’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에이를리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개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위험회피 수단으로서) 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거래를 위한 매개체라기보단 가상세계의 금과 같은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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