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서울 여의도 한복판은 차로 꽉 막힌 모습이었다. 지난달 26일 공식 개관한 더 현대 서울을 방문하려는 차량들이 이어진 것이다. 백화점 주차요원들 10여명이 우비를 입고 나와 교통정리에 애쓰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백화점 앞 버스정류장이 차량 행렬에 막히면서 승객들은 도로 한가운데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버스를 타고 왔는데 두 정류장 전부터 길이 막혀서 무슨 일인가 했다"며 "개관한지 좀 지나기도 했고 비가 와서 사람이 덜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매장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은 가족 단위나 연인 등 다양한 구성이었다. 연령대 역시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었다. 방문객들은 각 매장을 둘러보거나 백화점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촬영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매장 곳곳의 긴 줄이 눈에 띄었다. 지하 1~2층과 5~6층에 있는 카페와 식당을 비롯해 더 현대 서울의 휴식 공간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1층 명품 매장을 비롯해 가구 매장과 LG전자, 삼성전자 등 전자제품 매장 앞에도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졌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 매장 관계자는 "개장을 기념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특히 신혼부부의 상담이 많았다"며 "그래도 줄을 두 줄로 서던 어제보다 오늘은 덜한 편"이라고 했다.
전자제품 매장 앞에 줄을 선 한 방문객은 매장 직원을 향해 "상담 차례를 기다린 지 벌써 30분이나 지났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매장 직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 입장 인원을 50팀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상담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더 현대 서울 프리미엄 스토어 그랜드 오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가장 붐빈 곳은 5~6층이었다. 더 현대 서울의 인기 매장으로 통하는 커피 매장 ‘블루보틀’에는 50여명이 넘는 고객이 줄을 서 있었다. 이 밖에 레고스토어와 한국판 아마존고(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등에도 고객들의 대기가 이어졌다. 일부 매장들은 입구에 마련된 기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차례를 안내하고 있었다. 대부분 인기 매장의 경우 대기자는 수십명에 달했다.
백화점 곳곳에 마련된 전시 공간도 북적였다. 1층에 있는 영국 디자이너 듀오 ‘스튜디오 스와인’의 작품 ‘스프링 포레스트(New spring forest)’ 앞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고객의 줄이 이어졌다. 거울 벽면으로 막아놓은 별도 공간에 비눗방울을 떨어뜨리는 기둥을 세워 놓은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또 6층 복합문화공간 알트원(ALT.1)에서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회고전 ‘앤디 워홀-비기닝 서울’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관 앞에 대기줄이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백화점 개관 때마다 인기를 끄는 ‘빨간 속옷 존’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더 현대 서울 3층 한 코너에 마련된 속옷 매장은 빨간 속옷으로 도배가 됐다. ‘백화점 개업 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에 따라 많은 소비자가 빨간 속옷을 찾기 때문이다. 속옷 브랜드 비비안에 따르면 2000년 부산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장 때는 개장 이후 일주일간 빨간 속옷이 17억원어치 팔리기도 했다. 한 속옷 브랜드 직원은 "아무래도 백화점 개관 때에는 빨간 속옷이 잘 나간다"며 "지금도 인기 모델의 경우 사이즈가 하나씩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도 많다"고 했다.
한편 일부 방문객은 더 현대 서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두고 ‘방역 구멍’을 우려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 주민 이모(30)씨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백화점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며 "특히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거나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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