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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회장도 인정한 오토기기… 車 정비·검사 장비 국산화 올인 - 조선비즈

입력 2021.01.09 08:00

곽영대 회장 "수입차 정비공장 도장부스 점유율 80%"
전조등 검사장비 국산화…"검사 표준 장비 개발 노력"

"정주영 회장이 계실 때 현대차 직원들이 아이디어 내면 저희가 차량 정비용 특수장비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만든 테이블 리프트(엔진·미션을 꺼낼 때 쓰는 장비)는 스테디 셀러입니다"

경기도 광주 본사에서 만난 곽영대(79·사진) 오토기기 회장은 "정 회장 돌아가시고는 교류가 멈춘 점이 아쉽다"며 "협력이 지속됐으면 국내 정비업계 장비가 크게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대영 오토기기 회장이 경기 광주 본사 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 회장은 “지금도 외국보다 월등한 제품을 만들자는 신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자동차 정비업계 1세대로 꼽히는 곽 회장은 1972년 청계천 8가에서 오토기기상사를 세운 뒤 50년 가까이 현역으로 있다. 1993년 현재 자리로 옮긴 공장에서 90여명의 직원이 일한다. 페인트를 칠하는 공간인 도장 부스, 찌그러진 외형을 펴는 판금 장비, 차량 기능을 점검하는 검사 장비 등 세 분야에서 350여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곽 회장은 "대기업 사람들도 공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하는 걸 보고 놀란다"며 "제품 아이디어만 있으면 정비 장비는 뭐든지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차량용 도장부스(왼쪽)과 군용기 도장 부스./오토기기 제공
◇수입차 정비공장 도장부스 장악

오토기기는 2008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화 방식의 도장 부스를 생산한다. 페인트를 칠하고 말릴 때 정교한 온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칠에서 윤택이 나고 건조 시간을 줄여준다. 웬만한 대형 1·2급 정비공장 도장 부스는 오토기기 제품이다.

곽 회장은 "수입차 정비공장 도장부스도 점유율이 80%일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공기 배합, 냄새 환기, 온도 컨트롤 등 복합적인 기술이 적용됐다"며 "현대차 직영 공장의 30%, 기아차는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교통안전공단의 의뢰를 받아 자동차 하향등 검사장비를 개발해 납품했다. 그동안 전조등 검사는 야간 주행 때 켜는 하향등이 아니라 마주 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위험한 상향등이 대상이었다. 올해부터 하향등 검사 법 적용을 앞두고 개발 의뢰를 받은 것이다.

곽 회장은 "가로등이 부족해 쌍라이트 켜고 다니던 시절에 만든 법이 이제서야 바뀌어 일본산 장비를 국산화 했다"며 "국산차는 국산 장비로 검사할 수 있게 표준 장비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량 부위마다 판금 작업에 사용되는 클램프의 종류가 다르다./오토기기 제공
◇전기차·자율주행차는 도전 과제

곽 회장이 사업을 시작한 70년대는 정비 방식이 기상천외했다. 찌그러진 문짝을 펼 때 흠집이나 굴곡이 생기면 퍼티(보수제)를 바르고 굳혀 사포질로 모양을 만드는데, 퍼티가 굳는데 1~2시간씩 걸려 효율이 떨어졌다. 해결책으로 연탄재를 스타킹 망에 걸러 퍼티와 섞어 사용했다.

그는 "연탄재가 습기를 빨아들여 신속하게 굳는다고 여겼다"며 "10분 만에 굳는 퍼티를 미국에서 들여와 전국을 돌면서 사용법을 교육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연탄재가 정비공장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화학제품이 아닌 장비는 국산화에 공을 들였다. 곽 회장은 "서양에선 차량을 올려놓고 작업하지만, 한국 사람은 쪼그려 앉아서 일할 수도 있다"며 "우리 체형에 맞는 장비를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장비가 찌그러진 차량 철판을 펴고, 복원하는 클램프다. 40여년 전 처음 생산했다. "전국 모든 정비공장에 우리가 만든 클램프는 하나씩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분야는 도전과제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첨단자동차 검사 기준을 준비하는데, 연구회사로 참여하고 있다. 곽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기능이 떨어지더라도 폐기하지 않고 다시 기능을 되살리는 제품을 올해 안에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곽 회장은 정비업계를 위한 봉사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달 한 차례씩 판금교육을 무료로 진행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지 않으면 정비공장에서 최신 판금기술에 배울 기회가 마땅찮기 때문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차체수리 분야도 후원한다.

곽 회장은 "오토기기는 규모는 작아도 흔들리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1대, 2대 이렇게 사장 사진을 내걸고 회사가 지속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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