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테이 단 4시간 만에 호캉스 1000여개 판매
인터파크투어 휘닉스 평창도 '라방' 경쟁 가세
네이버 카카오 플랫폼 경쟁에 '대중성' 더해져
제작비 낮고 가성비 높아 호텔·고객 모두 '윈윈'
숙박예약 스타트업 '올스테이'는 지난해 11월부터 라이브방송을 통해 4개 특급호텔의 호캉스 패키지 1000여개, 3억원어치를 단 4시간 만에 판매했다. 사진은 부산 그랜드조선 호텔(왼쪽),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라이브방송 화면 갭쳐 이미지.
이동걸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지배인이 객실 내부를 소개하자 "객실이 넓고 좋네요" "경주로 호캉스 가야겠어요" 라는 댓글이 댓글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이어 이 지배인은 욕실 세면대 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샴푸와 샤워젤, 컨디셔너 등 어메니티를 들어보이며 "면도기는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하거나 호텔 사우나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따로 구입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숙박예약 스타트업(신생벤처) 올스테이(Allstay)가 지난달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선보인 라이브 커머스 영상의 일부다. 저녁 7시 방송 시작부터 8000명에 육박한 접속자는 방송이 끝날 때쯤 1만8000명까지 치솟았다. 이날 라한셀렉트 호텔은 1시간 라이브방송으로 봄 호캉스(호텔+바캉스) 상품 예약 250건을 받아 5000만원 상당의 '깜짝' 실적을 올렸다.
온라인 라이브방송 일명 '라방'이 호텔·리조트 등 숙박업계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가공(편집)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현장감,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시간 양방향 소통에 가격할인,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 혜택을 더한 '한정판' 마케팅 전략이 적중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붙은 비대면 소비 열풍이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장의 '라방' 마케팅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스테이는 지난해 11월 부산 웨스틴조선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이태원 몬드리안, 부산 그랜드조선, 경주 라한셀렉트 등 특급호텔 4곳의 호캉스 상품을 1시간씩 방송해 3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20~30만원짜리 특급호텔 호캉스 패키지를 분당 4~6개씩 판 셈이다. 호캉스 패키지 500개를 판 부산 그랜드조선 호텔은 방송 시작 7분 만에 30건의 예약이 몰렸다.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은 패밀리 트윈룸 100개가 20분 만에 동났다.
온라인 여행사 인터파크투어도 라방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TV홈쇼핑에서 베트남, 필리핀 고급 호텔·리조트를 선판매해 300억원의 대박 실적을 올린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18일 자체 라이브커머스 방송인 인터파크TV를 통해 베트남 빈펄리조트(3박) 숙박상품을 판매했다. 오는 22일 엔 괌, 사이판 등 단거리 21개 노선 항공권, 다음달 7일은 사이판 리조트 특집 라이브방송도 준비 중이다.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는 전국 대형 리조트 최초로 직접 라이브방송을 한다. 20일 오후 7시반부터 조식과 워터파크 등이 포함된 휘닉스 평창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를 카카오 쇼핑라이브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다.
지난해 4월 리모델링을 마친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은 지난달 라이브방송을 통해 1시간 만에 봄 호캉스 패키지 250개를 판매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19만9000원 특가에 객실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더해 한정 판매한 패밀리 트윈룸은 방송 시작 20분 만에 100개 객실이 완판됐다.
올스테이가 진행한 4번의 방송은 1회 방송 구독자 수가 평균 1만8000명에 달한다. 1시간 방송 동안 접속자들이 남긴 좋아요(하트)는 평균 2만건 이상, 댓글도 평균 1만건이 넘는다. 국내 두 거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온라인 라이브방송이 대중성을 갖춘 하나의 매체로 자리잡은 결과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제작비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 이용 시 부담하는 수수료도 판매액의 3% 수준으로 TV홈쇼핑에 비해 저렴하다. 홍보·마케팅 비용은 줄이면서 단기간 많은 객실을 팔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백상석 라한호텔그룹 영업마케팅 전무는 "호텔이 방송 스튜디오가 되는 라이브방송은 객실과 부대시설, 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장점을 알리는 효과가 훨씬 크다"며 "앞으로 라이브방송을 전주와 포항, 울산, 목포 등 전국 호텔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인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방송 중 실시간으로 댓글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할 수 있다. 실제 올스테이가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서는 수영장 운영시간을 묻는 시청자 질문에 호스트가 호텔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답을 알려주기도 했다. 소비자는 마치 개인상담을 받는 것처럼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호텔·리조트는 서비스의 질을 올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격할인,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 이른바 '한정판' 마케팅의 혜택을 통해 가성비도 높일 수 있다. 이태원 몬드리안과 경주 라한셀렉트, 부산 그랜드조선 등은 라이브방송 중 호캉스 패키지 객실 1~2 등급을 올려주는 객실·뷰 업그레이드 혜택을 추가했다. 프리미엄 객실에만 포함된 전용 라운지, 레스토랑 이용도 라이브방송 중 예약자에 한해 제공했다.
조현수 올스테이 대표는 "소비자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호텔 측은 실시간으로 고객 반응을 보면서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라이브방송의 가장 큰 장점"며 "앞으로 전국 5성급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정보성과 가성비를 강조한 라방 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3eYQjzS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특급호텔방 20분 만에 동났다…'라방'에 열광하는 호캉스족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