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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이베이코리아 인수 “NO”한 까닭은…“5조 시너지 없다” - 조선비즈

입력 2021.03.17 11:22 | 수정 2021.03.17 12:28

오픈마켓 경쟁력 떨어지는데
최대 5조원 달할 인수가 부담
카카오와의 시너지도 회의적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제공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예상을 깨고 카카오(035720)가 불참했다. 카카오는 2010년부터 ‘카카오톡 쇼핑하기’ 기능을 내세워 전자상거래(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 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마켓·옥션 등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 인수 카드를 검토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17일 투자은행(IB)과 업계를 종합해 보면, 카카오는 전날 오후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비밀유지협약(NDA)을 들어 참여 여부, 불참 배경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인수전 참여를 두고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무진에서는 인수전 참가를 주장해 왔으나,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노(no)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19년 렌털업계 1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021240)) 인수전 본입찰 때 넷마블(251270)이 깜짝 등장했던 것처럼 카카오가 예비입찰에 불참했다가 본입찰에 다시 참가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카카오는 뱅킹이나 페이 등의 금융 기능을 이용해 이베이코리아에 판매자·소비자를 대거 유입시켜 네이버·쿠팡에 견줄 커머스 강자를 키울 최적의 인수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인수전 불참 배경으로 최대 5조원이나 줘 가면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봐야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픈마켓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여기에 있는 판매자를 카카오 커머스 사업으로 유치하는 것 외에)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네이버의 강력한 검색 플랫폼이 쇼핑과 잘 맞아떨어졌던 반면 카카오톡이 이베이코리아의 트래픽을 늘릴 힘이 있는가에 회의적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현재 자체적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에 ‘카카오쇼핑’ 탭을 추가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뿐 아니라 2인 이상이 모여서 공동구매하는 톡딜, 카카오쇼핑라이브 등 다양한 모바일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최근 커머스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가 가격 경쟁력, 물류 최적화 두 가지라면, 카카오커머스는 상품군을 다양화해 이용자 저변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며 다른 색깔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과는 별개로 국내 커머스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 덩치를 키우기 위해 향후 다른 승부에 뛰어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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